< 청룡 >, < 백호 >, < 주작 >, < 현무 >
이것은 게임 캐릭터 이야기도 아니고, 드라마 태왕사신기 이야기도 아니다.
< 청룡 >, < 백호 >, < 주작 >, < 현무 >는 사신도(四神圖)에 나오는 방위신의 이야기로, 대한민국 역사에 한 조각인 환타지 이야기다.

서울 북악산의 겨울

‌4~5세기 고분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사신도는 평안남도 강서군 삼묘리에 위치한 < 강서큰무덤 >의 사신도가 제일 유명하다.

주로 고구려 후기고분과 백제의 사비시기의 고분에 주로 나타나며 고분벽화의 중심주제로 다루어진다.

고구려의 사신도는 백제의 고분벽화에도 영향을 주어 공주의 송산리고분과 부여의 능산리고분 벽화에서 사신도를 찾아볼 수 있다.

청룡, 백호, 주작, 현무는 모두 상상의 동물들이 복합된 모습을 보이는 비현실적인 동물들이다. 그 뿌리는 고대 중국에서 비롯된 우주 신앙(信仰)사상을 상징하며 사령(四靈) 또는 사수(四獸)라고도 한다.

‌청룡(靑龍)은 동방의 수호신이다. 몸은 뱀의 비늘로 덮여 있고 머리에는 뿔이 한 개 혹은 두 개 돋아 있다. 일반적인 동방의 용은 ‘물’을 상징하지만 사방신으로서의 청룡은 하늘을 상징하며 화염을 뿜고 있는 것이 통례이다.
 
서쪽의 수호신인 백호(白虎)는 호랑이의 얼굴과 호피문이 표시되어있다. 서쪽에는 28수 중 규, 누, 위, 묘, 필, 자, 삼의 7개 성좌가 있는데 그 중‘묘’성좌는 호랑이가 다스린다고 한다. 일설에는 ‘삼’성좌가 백호였다고도 한다. < 시경 >은 백호를 의로운 짐승으로 보는 반면, < 인원비광경 >에서는 흉신으로 기록하고 있다.
 
남쪽의 수호신 주작(朱雀)은 봉황의 모습과 유사하다. 하지만 봉황과 주작은 전혀 다르며 오히려 불사조(피닉스)와는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할 수는 있다. 봉황은 다시 살아나는 새가 아니고 봉황과 주작은 그 형상에서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주작이 ‘불’을 상징하고 있다는 것에서 완전히 다르다. 우리나라 고분 벽화에서는 일반적으로 한 쌍으로 등장한다.
 
북쪽의 수호신 현무(玄武)는 거북과 뱀으로 표현되며 수기를 맡은 태음신이다. 사방신중 가장 인지도가 없는 동물이다. 머리를 두 개로 표현 할 때도 있고 용의머리, 거북의 등, 뱀의 꼬리 형태를 띠고 있다. < 초사 > 원유의 보주에서는 ‘북방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현(玄)이고, 몸에 비늘과 두꺼운 껍질이 있으므로 무(武)라고 한다.’라고 현무의 모양과 이름을 설명하고 있다

사방신(청룡, 백호, 주작, 현무)은 풍수지리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소재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가의 수도를 결정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도 풍수지리와 사방신의 기준에 의해 선택된 것이다. 서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5천년 역사속에 나오는 명당도시들은(평양, 개성, 서울, 수원, 공주등) 모두 사방신과 풍수지리에 기초한다.  

태조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하고 한양으로 도읍을 옮기고, 경복궁을 건설한다. 도성은 내사산(內四山)을 연결하는데 여기서 내사산은 궁궐을 중심으로 방위에 따른다.
북쪽의 북악산(백악산, 현무), 서쪽의 인왕산(백호), 남쪽의 남산(목멱산, 주작), 동쪽의 낙산(낙타산, 청룡)을 가리켜 내사산이라 말한다. 그래서 도읍지 한양은 이 내사산에 의해 자연적으로 산세가 도성을 에워싸고 있는 풍수가 이루어진 것이다.
 
청룡, 백호, 주작, 현무는 단지 전설로 치부하기에는 이미 우리의 생활속에 깊숙하게 담겨져있다.